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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주주환원이 살렸다"…역대급 호재에 '반등'

이선아
2026. 08. 21 18:07

코스피지수가 ‘거시경제 리스크’와 ‘대규모 주주환원’이란 호재 속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파격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소식이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었지만,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의 여파로 ‘V자 반등’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다만 전문가들은 매크로 악재에 따른 하방 압력에도 대규모 주주환원을 계기로 중장기적으로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 하이닉스의 힘…기타법인 1조 매수
코스피지수는 21일 치열한 등락 끝에 전일보다 0.88% 상승한 6912.95에 마감했다. 간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국채 금리 안정화를 위해 꺼내든 ‘국채 바이백(재매입) 확대’ 카드에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4.7%를 재돌파하자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위축시켜 인공지능(AI) 빅테크와 반도체주에 악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100조원 이상의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것이란 소식이 시장에 퍼지며 코스피지수는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삼성전자(3.87%), 삼성전자우(8.26%)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SK하이닉스(2.31%)도 전날에 이어 자사주 65만 주를 매입하며 힘을 보탰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각각 9665억원, 4286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이 반영된 기타법인은 1조838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존 외국인 순매수에 크게 의존했던 코스피 수급에 기타법인이란 새로운 주체가 추가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주간으로 기간을 넓히면 코스피지수는 0.6%(43.1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종가 기준으로 15거래일 연속 6000대 박스권에 갇혔다. 이 연구원은 “미국 재정 적자와 장기 국채 금리 부담, 중동 갈등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가운데 강력한 주주환원 공시가 호재가 되면서 강보합권 흐름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 美 PCE·엔비디아 실적이 포인트
매크로 불확실성은 당분간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를 밀어 올린 근본적인 원인인 미국 재정 악화와 고유가 문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서다. 다음주 예정돼 있는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와 잭슨홀 미팅도 변수다. 한국시간 26일 저녁에 발표되는 7월 PCE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3.6%)를 웃돌면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커지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지난 19일 공개된 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다수 위원이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강력한 주주환원책이 매크로 우려를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 마감 후 최대 110조원을 주주환원책 재원으로 쓰겠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호황 속에 진행되는 자사주 매입·소각은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끌어올리고, 주가수익비율(PER)을 낮춰 저평가 매력이 커진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각각 5.14배, 4.08배로 마이크론(6.04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22.42배에 달한다.

27일 새벽 발표될 예정인 엔비디아의 2분기(5~7월) 실적도 단기적인 증시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18억~919억달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은 AI 투자심리의 핵심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차세대 AI 칩인 블랙웰 램프업과 루빈 출하 전망, 매출총이익률 방어 여부 등이 관전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선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