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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감동시켰다"…삼전닉스 개미들 환호한 '파격 전망' [분석+]

강경주
2026. 08. 27 22:00


엔비디아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춤하던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우려와 달리 폭발적인 증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도 엔비디아발 훈풍을 타고 상승하면서 하반기 반도체 랠리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 어닝서프라이즈…13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
27일 새벽 뉴욕증시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에 월스트리트가 들썩였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6% 급증한 962억2000만달러(약 133조2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전망치 921억7000만달러를 40억달러 이상 웃돈 수치다. 엔비디아는 13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다.

황 CEO는 실적 설명회에서 "AI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이제 연산이 곧 매출"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2028회계연도(내년 2월~2028년 1월) 매출이 전년 대비 7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CEO는 이마저도 공급 제약에 따른 것이라며 세간에서 제기되고 있는 'AI 정점론'에 단호한 어조로 선을 그었다.

그는 한 발 더 나아가 실제 수요는 이보다 훨씬 강하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수요는 70%보다 훨씬 크다"며 실제 수요 증가세가 100%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공급만 충분했다면 매출 증가율이 70%를 크게 웃돌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수요가 70%보다 훨씬 크지만, 현재 공급 능력을 고려하면 70% 증가를 자신 있게 달성할 수 있다"며 공급망과 협력해 공급량을 계속 늘리겠다고 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장기 성장 전망에 투자자들도 반응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1.59% 하락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실적 발표와 콘퍼런스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4% 넘게 급등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엔비디아가 2028년 강력한 전망치로 월스트리트를 감동시켰다(impresses)"고 평가했다.

엔비디아가 반도체 장기 호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내 반도체주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49% 오른 173만원에, 삼성전자는 1.72% 상승한 26만6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삼성전기는 4.14% 오른 138만5000원에, SK스퀘어도 0.95% 상승한 106만8000원에 마감했다.

KB증권은 이날 리포트를 내고 "삼성전자가 주주환원을 바탕으로 하반기 실적 상향과 주주환원 확대가 동시에 가시화되는 '더블 서프라이즈'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증권사 김동원 리서치본부장은 "하반기는 삼성전자의 이익 체력이 한 단계 레벨업되는 동시에 주주환원 규모도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라며 "실적 개선이 기업가치의 상단을 높인다면, 대규모 주주환원은 밸류에이션 하단을 끌어올리며 주가 재평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11조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380조원)을 감안하면, 회사가 최근 밝힌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포함해 총 환원 규모는 1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3분기 30조원을 시작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및 배당 성향(25%) 요건 충족 시 4분기 현금배당은 40조원으로 예상되며, 잔여 재원(40조원)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활용될 것"이라며 "하반기에만 총 70조원의 현금배당이 가능한데, 이는 하반기 배당만을 기준으로 4%를 상회하는 배당수익률"이라고 설명했다.

견고한 실적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가 주가 재평가를 이끌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장기 투자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 본부장은 "과거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에 따라 실적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전형적인 경기민감주로 인식됐다면 앞으로는 장기 복리 투자자산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이익 증가와 배당 확대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단순한 실적 모멘텀을 넘어 이익 증가와 강력한 현금흐름 창출을 동시에 보유한 성장 가치주로 재평가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서학개미들은 이미 반도체 투심 회복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국내 투자자들의 반도체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 전부터 미국 반도체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새 서학개미들이 사들인 종목 1·2위가 모두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였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19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증시에서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7억1879만달러 순매수했다. SOXL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이다. 이어 주요 메모리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가 8084만달러로 2위를 자치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2분기 실적은 기대 이상의 서프라이즈였다"며 "이번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을 높여줘 한동안 불안감이 높았던 주도주인 반도체의 투자심리를 호전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