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천피 다시 간다더니"…잭슨홀 충격에 2% 넘게 하락
지난주 잭슨홀 미팅에서 나온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뛰면서 코스피가 31일 장 초반 2% 넘게 급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매도세가 집중되며 지수의 7000선 재진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 주에는 미국 고용·제조업 지표와 브로드컴 실적, 한국 수출 및 외국인 반도체 수급이 코스피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8% 내린 6613.58에 개장했다. 이후에도 약세를 이어가며 오전 9시10분께 659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 10분 기준 외국인은 1965억원, 기관은 102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2622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약세다. 삼성전자는 3%대 하락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도 각각 3%대 밀리고 있다. 삼성전기는 4%대, 두산에너빌리티도 4%대 급락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대 내리고 있으며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현대차, HD현대중공업, 셀트리온, SK 등도 약세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KB금융 등 일부 종목은 강보합권에서 거래되고 있다.
업종별로도 대부분 하락하고 있다. 기계·장비와 건설이 4% 안팎 밀리고 있으며 전기·전자와 제조, 증권, 금융, 보험 등도 약세다. 대형주뿐 아니라 중·소형주도 동반 하락하면서 지수 전반에 매도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0.02% 하락한 5만3559.99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5% 빠진 7711.7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52% 하락한 2만6402.42로 장을 마감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7% 떨어졌다.
워시 Fed 의장은 '2026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에서 "올해 여름 개인소비지출(PCE) 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PCI) 수치는 예상보다 좋았지만,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추세가 의미 있게 개선됐다고는 볼 수 없다"며 매파적인 발언을 내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워시 의장의 발언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장기 금리까지 상승하자 AI 반도체와 테마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증가하며 지수가 부진했다"며 "이후에도 금리 상승과 미국의 반도체 관세, 수출 통제 불확실성,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실적이 부각한 경쟁 우려를 반영해 반도체 낙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번 주 시장에서는 지난주 잭슨홀 미팅 결과를 소화하는 가운데 미국 장기 국채금리와 8월 비농업 고용,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한국의 8월 수출 발표 이후 외국인의 반도체 수급이 어떻게 변할지도 코스피의 7000선 재진입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특히 오는 3일 새벽 예정된 브로드컴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단순히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지를 넘어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는지, 향후 AI 매출 가이던스를 얼마나 추가로 높이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지난주 엔비디아가 호실적과 가이던스 상향을 통해 AI 투자 사이클 지속 가능성을 재확인한 만큼 브로드컴 역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을 경우 AI 수요가 가속기를 넘어 주문형반도체(ASIC)와 네트워크 등 인프라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기대가 커질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은 장기적인 AI 성장 내러티브뿐 아니라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는지를 이전보다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다"며 "브로드컴의 향후 AI 매출 가이던스와 매출 인식 속도가 미국 AI주뿐 아니라 국내 증시에도 높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 코스피는 잭슨홀 결과와 미국 장기금리, 고용·ISM 지표, 미국 테크주 실적, 한국 수출 이후 반도체 수급 변화 등에 영향을 받으며 7000선 진입을 재시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